아이덴티티와 감성.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

2016년 11월의 파리

브랜딩을 하다 보면 ‘감성’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감성은 브랜드의 분위기를 만들고, 사람들의 기억에 잔상을 남긴다.
그러나 감성이 강해질수록 정작 중요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많은 창작자와 브랜드가 이 지점에서 흔들린다.
감정은 풍부한데 메시지가 없고, 이미지는 예쁜데 방향성이 없다.
감성만 남고 감성을 받쳐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사라지는 순간, 브랜드는 금방 피로해진다.


1. 감성은 트렌드에 따라 바뀌지만, 방향성은 남는다

감성은 강한 힘을 가진 도구다.
하지만 도구는 방향 없이는 결국 흩어진다.

감성 기반 브랜드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보는 순간은 예쁘지만, 기억에는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니면 다 비슷해보이는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이 들거나.

차별되는 무언가가 없다는 것. 즉 킥이 없다는것.

사람들은 감정에 흔들리지만,
그 감정을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명확한 아이덴티티다.

어떤 오브젝트를 봤을 때, “어? 이거 그 디자이너/작가/브랜드 느낌이 나는데?” 싶은게 아이덴티티.

아이덴티티가 없는 감성은 잠시 즐기는 기분이고,
아이덴티티가 있는 감성은 오래가는 세계관 그 자체가 된다.

브랜딩에서 필요한 것은 감성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감성이 흩어지지 않도록 틀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2. 감정과 메시지가 함께 있어야 하는 이유

브랜드는 결국 메시지를 가진 감정의 집합체다.
감성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아이덴티티는 그들을 머물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아무리 감성이 좋아도,
“이 브랜드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브랜드는 금방 희미해진다.

사람들은 예쁜 브랜드보다,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관점을 가진 브랜드를 더 오래 기억한다.

그래서 감성은 채우되,
언제나 메시지가 중심에 있어야 한다.


3. 감성과 아이덴티티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

감성이 과하면

  • 콘텐츠가 매번 다른 톤을 가진다
  • 브랜드의 언어가 일정하지 않다
  • 예쁘지만 ‘이 브랜드다운 것’이 없다
  • 감정은 과하지만 전달되는 내용은 흐릿하다

반대로 아이덴티티만 남으면

  • 딱딱하고 관념적이며
  • 감정의 결이 사라지고
  • 사람들에게 ‘차갑다’는 인상을 준다
  • 정보는 있는데, 살아 있는 느낌이 없다

브랜드는 감성과 아이덴티티 어느 한 쪽만으로 설 수 없다.
둘의 균형이 맞춰지는 순간 비로소 브랜드는 자기만의 세계를 갖는다.

Material 리서치.. in 동대문

4. 감성과 아이덴티티를 지켜주는 중요한 것들.

브랜딩 글쓰기는 결국 ‘어떤 감정 + 어떤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는 일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다음 세 가지다.

1) 감정을 앞에 두고, 메시지를 뒤에서 받쳐준다

예를 들어, “요즘 나의 브랜드가 흐려 보인다”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뒤에는 반드시 “흐린 이유는 ○○을 정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는 구조적 문장이 따라와야 한다.

감정으로 문을 열고, 메시지로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2) 감성이 ‘무드’를 만들고, 아이덴티티는 ‘뼈대’를 만든다

감성이 분위기를 만든다면,
아이덴티티는 그 분위기를 지탱하는 뼈대다.
뼈대 없는 감성은 허공에 떠 있고,
감성 없는 뼈대는 차갑기만 하다.

3) 작품 안에서 반복되는 단서를 남긴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결국 ‘반복’에서 형성된다.
톤, 단어 선택, 작품의 결, 다루는 주제가 계속 이어질 때
독자는 브랜드의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된다.

반복은 감성을 희석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감성을 ‘문장화된 정체성’으로 만들어준다.


5. 감성은 결이고, 아이덴티티는 방향이다

감성은 결이다.
브랜드가 바라보는 시선, 쓰는 언어, 선택하는 색감, 말하는 방식 같은 것들.
반면 아이덴티티는 방향이다.
어디로 가는 브랜드인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어떤 가치를 말하고 싶은지.

감성과 방향이 맞닿는 순간,
브랜드는 ‘예쁜 것’에서 ‘나다운 것’으로 변화한다.

많은 사람들이 감성을 브랜드라고 오해하지만
사실 아이덴티티가 없는 감성은 금방 사라진다.

그리고 아이덴티티가 없는 브랜드는
예쁨은 있을지 몰라도, 존재감은 없다.


6. 감성은 시간과 같이 흐르고, 아이덴티티는 시간 속에 남는다

감성은 브랜드를 매력적으로 만든다.
아이덴티티는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든다.

브랜딩은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섞는가의 문제다.
감성만 고집하면 흔들리고,
아이덴티티만 고집하면 비어 보인다.

둘 사이의 균형을 잡는 순간,
브랜드는 비로소 하나의 세계가 된다.

감성이 지나치게 강해진 시기일수록
아이덴티티는 더 분명해야 한다.

브랜드를 오래 가져가려면
감정을 쓰되, 메시지를 잃지 말아야 한다.


디자이너라면,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좋을 질문들

  • 나는 감성을 강조하느라 메시지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 내가 나의 브랜드를 통해 말하고 싶은 ‘코어 밸류’ 하나는 무엇인가
  • 브랜드의 감성과 방향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가

이 질문의 답이 곧, 브랜드의 구조가 된다.


참고하면 좋을 유튭

https://youtu.be/qPumkqeRrY4?si=8GvgpEjACMJA7p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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